고양이는 왜 그렇게 상자를 좋아할까?
비싼 캣타워보다 택배 상자. 숨을 곳, 따뜻함, 사냥 본능, 그리고 바닥에 그린 네모까지. 과학자들이 찾아낸 이유.
2026년 11월 4일 · 2분 읽기

큰맘 먹고 산 장난감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 장난감이 담겨 온 택배 상자에 쏙 들어가 있는 고양이. 집사라면 한 번쯤 본 장면이죠. 고양이는 왜 이렇게 상자를 좋아할까요?
1. 숨을 곳 = 안전한 곳
고양이는 사냥꾼이면서 동시에 더 큰 동물의 먹잇감이 될 수도 있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사방이 막히고 밖은 내다볼 수 있는 공간에서 마음을 놓아요.
2014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교 연구팀은 보호소에 새로 들어온 고양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만 숨을 수 있는 상자를 주었습니다. 그 결과 상자가 있는 고양이들이 스트레스 점수가 더 빨리 낮아지고 새 환경에 더 빨리 적응했어요. 상자는 고양이에게 일종의 ’안전 기지’인 셈입니다.
2. 따뜻하니까
고양이가 편안하게 느끼는 온도는 사람보다 꽤 높습니다. 좁은 상자는 몸을 웅크리면 체온이 잘 유지되고, 골판지는 열을 잘 가둬 줘요. 겨울철 고양이가 상자, 이불 속, 노트북 위처럼 따뜻한 곳을 찾아다니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3. 매복 사냥꾼의 본능
고양이는 오래 쫓아가기보다 숨어 있다가 한 번에 덮치는 사냥 방식을 씁니다. 상자 안은 몸을 숨긴 채 바깥 움직임을 지켜보기에 딱 좋은 자리예요. 상자 속에서 눈만 내놓고 있다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행동은 이 본능에서 나옵니다.
4. 진짜 상자가 아니어도 된다?
2021년에는 재미있는 연구가 발표됐습니다. 연구팀은 고양이 보호자들에게 바닥에 테이프로 그린 네모와, 모서리 조각만 놓아 네모처럼 보이는 착시 도형을 만들게 했어요. 그러자 고양이들이 실제 네모뿐 아니라 착시 네모 안에도 들어가 앉는 모습이 관찰됐습니다.
인터넷에서 유행한 말 **“If I fits, I sits(맞으면 앉는다)”**가 꽤 과학적인 이야기였던 셈이에요. 다만 참여한 고양이 수가 많지 않아, 연구팀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집사를 위한 팁
- 새로 온 고양이에게는 숨을 수 있는 상자를 꼭 마련해 주세요. 적응에 도움이 됩니다.
- 상자에 구멍을 하나 뚫어 주면 숨으면서도 밖을 볼 수 있어 더 좋아해요.
- 테이프나 스테이플러 심은 미리 떼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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